비 온 뒷 날 앞산 중턱에 걸린 안개는 사진 속 우리 고조할아버지 수염처럼 걸려있다. 그런 날 산은 연극 배우가 된다. 몰래 숨겨둔 예쁜 무지개 목에 걸고 분위기 좋은 음악에 맞춰 작품 한 편 올린다. 비 오는 날 앞산 중턱에 난 숲길로 동물들이 재빨리 달아난다. 물뿌리개 너무 맞으면 감기 걸린다고 저희끼리 아는 말로 속삭인다. 그런 날 산은 앞치마를 살짝 펼쳐 곤충들 모두 숨겨주고 집이 되어 주고 참고 기다리는 법 선생님처럼 알려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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